출판사 박영사는 실무 변호사가 알려주는 좋은 글쓰기 지침서 ‘법률가의 글쓰기’(김범진 지음)를 출간했다. 이 책은 글쓰기의 기본 개념을 배우고 법 이론이나 법률 문장과 같은 풍부한 사례를 통해 바른 글쓰기 기법을 연습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법률 문장은 무조건 길고, 난해하다?

일반인은 판결문을 접할 때면 어려운 법률 문장의 미로에 자주 갇힌다. 일반인뿐만 아니다. 많은 법조인이 글쓰기 앞에서는 주춤한다. 여기, 법률 문장에 대한 그러한 편견에 도전하는 책이 있다. 법률 문장도 얼마든지 간결하고, 명료할 수 있다고, 저자 김범진 변호사는 주장한다. 그러면서 실제로 어려운 판결문, 법률 문장을 마치 기자들이나 문필가의 글처럼 쉽고 간결하게 바꾼다. 로스쿨 학생들, 예비 법조인들을 위한 글쓰기 교재로 의도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한참 더 나아간다.

첫 번째로 눈에 띄는 것은 방대한 참고 문헌이다. 저자는 고종석, 유시민, 윤태영 등 글쓰기 전문가들의 저서를 비롯해 다양한 논리학, 수사학 저서들을 거쳐 이오덕, 이수열, 장하늘 등 국어학자들의 저서에 이르기까지 50여권이 넘는 도서 및 각종 논문 등을 참고했다. 이러한 문헌들을 참고해 일반 글쓰기 원칙을 정리하고, 그러한 원칙을 법률 글쓰기에 적용하는 시도를 한다.

둘째로 눈에 띄는 것은 방대한 예시들이다. 책을 펼쳐보면 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백개의 ‘수정 전, 수정 후’ 비교 사례들로 구성돼 있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하기 전 굉장히 오랫동안 다양한 사례를 추적·분류하는 작업을 해왔다는 점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세 번째로 눈에 들어오는 것은 잘 짜인 목차 구성이다. 이 책은 크게 네 부분으로 나뉜다. ① 간결, 명료한 글쓰기, ② 논리적 글쓰기, ③ 설득력 있는 글쓰기, ④ 우리말다운 글쓰기다. 파트별로 글쓰기 원리 및 법 이론적 쟁점 등을 소개한 뒤(각 파트는 5개 정도의 세부 항목으로 돼 총 19개의 주제를 다룬다) 구체적 사례들을 통해 좋은 글쓰기와 그렇지 않은 글쓰기를 비교한다. 또 일반 글쓰기와 법률 문장을 비교하는 작업도 계속된다.

이 책은 로스쿨 학생, 초보 법률가, 법률 업무 종사자들뿐만 아니라 간결, 명료한 글쓰기, 논리적 글쓰기, 설득력 있는 글쓰기, 우리말다운 글쓰기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그러한 글을 쓸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